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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람이 신뢰를 잃는 방법
May 15, 2018
5 minutes read

가족 간에든 친구 사이든 애인 사이든 넘어서 직장에서든 신뢰를 쌓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한 번 깨지면 아무리 반성하고 노력해도 복원하는 것은 더 조심스러워야 함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이렇게 신뢰를 얻는 것은 어렵지만 잃는 것은 쉽다.

하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신뢰를 얻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신뢰를 잃는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마치 건강해지기 위해 보조제 먹고 영양제 먹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위생은 신경쓰지 않는 거랄까. 아마 그들의 위치가 아마 이러한 점들을 둔감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겪은 일들과 주변의 일들을 보면서 신뢰를 잃는 방법에 대해 좀 정리해보고 싶었다. 각 사항들이 딱딱 나누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심이 되는 맥락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구분을 하게 되었다.

  •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 정보를 감추기 말고 솔직해 질 것
  • 마이크로컨트롤 자기 자신이게만

1.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한 친구의 사례다. 직장 상사가 회사 따위가 필요없다는 둥 가지 같다는 둥 어디선가 까이고 온 것이 불평 투성이의 얼굴이었다.

“아니 넌 어떻게 생각하니?”
”??”
“기업이 사회에 공헌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뭐… 어느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친구는 당황스러웠다. 평소에도 항상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시던 분이 이런 말을 하다니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상사의 그러한 가치관을 친구도 동의하는 바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반대되는 말을 하시면 어쩌나.

“아니 어째서? 기업은 이익을 위해 모인 집단인데 이익을 중시해야지 어떻게 사회적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는거지?”
“그렇지만… “

그 친구는 어느샌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방어를 하고 있었다. 한동안 방어를 마친 후에야 상사는 본래의 의도를 말한다.

“실은 내가 너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 정말 다행이군.”
”??”

친구는 묘한 허탈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 상사는 어떤 확신을 얻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앞으로 또 있을 시험에 대해 대비해야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앞으로 그 친구는 상사의 대화가 피곤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경우 시험에 든다는 것은 자신과 가치관이 맞는지 혹은 ‘내 사람’인지 판단하기 위해 떠보는 것을 말한다. 시험을 내는 사람에게는 시험이지만 그걸 당하는 사람은 속는 것으로 느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자신 시험했다고 느끼지 않고, 먼저 신뢰를 깨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사람을 시험에 들지 말라.

그리고 상대방도 바보가 아니다. 보통 시험이 드는 것은 자신과 맞는지를 검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시험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것과 상이하게 된다. 즉, 자신을 스스로 모순짓고 자신이 원래 그런 사람인 마냥 시험 문제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중적이라고 생각하기 밖에 더 하겠는가. 그리고 후에 시험하기 위함이었다는 식으로 말하면 금상첨화다. 신뢰하던 사람이 자신의 속이려 하고, 그걸 시험이라는 핑계로 떠보다니.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다름이 없는 행위다.

2. 정보를 감추기 말고 솔직해 질 것

내가 한창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교수는 말했다.

“석사 생의 경우 학생이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급여는 18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더 주고 싶어도 못 주게 되어있어.”
“아 그렇습니까?”
“그래도 우리 랩에서는 최대한 180을 맞춰주려고 해. 이건 정말 네가 감사할 일인거야.”

그는 수당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위 패턴을 반복하며 자신을 치켜세우고 그에 따른 존경을 표하라는 식으로 결론 지었었다. 처음에는 나도 그런줄 알았다. 하지만 후에 나는 180 제한은 정부 과제에서 지급받을 때이고, 민간 과제나 장학금 등으로 추가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과제를 진행하거나 장학금을 받으면 그만큼 수당에서 제외되었고 그마저도 180만원을 맞춰 받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모두 자신이 민간과제에서 나오는 과제비를 자신의 것으로 챙기기 위한 포석임을 알았을 때 나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믿지 않기로 하였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기만하니 앞으로의 대화에서 그가 나를 기만하고 있을 가능성에 항상 주의를 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신뢰를 잃는 또 다른 방법은 정보를 감추는 것이다. 정보를 감춘다는 것은 상대방이 물어봤을 때 돌려말하지 않는 것과 정보의 차이로 상대방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을 빼는 것을 말한다. 특히 갑의 위치에서 이를 이용하면 손 쉽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누가 상사랑 한 자리에 있는데 “잠시만 좀 찾아볼게요.” 혹은 “잠깐 확인 좀 해보겠습니다” 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겠는가. 정보를 모르는 것이 상대방의 준비성이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신뢰를 잃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베풀 수 있을 때는 항상 베풀어라. 그리고 솔직하게 본인의 입장을 말해라. 그래야 앞으로 같이 할 수 많은 일에 금이 가지 않는다.

3. 마이크로컨트롤은 자기 자신에게만

상대방에게 코치코치 캐묻거나 따지는 행위를 말한다. 제일 손쉽게 스스로가 구차해 지는 방법이다.

이 또한 대학원 시절 있었던 일 중 하나이다. 한 번은 도저히 시간 내로 맞출 수가 없었다. 일의 양도 많았고, 받았을 때도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을 말했었다. 어찌되었든 마무리를 하지는 못했으니 한 소리 들은 것은 각오하였다. 그렇다고 잘못된 실험을 가지고가서 다 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나름의 최선을 다해 가져갔고 이에 대한 보고를 충분히 보고하였다. 하지만 교수는 집요했다.

“주말에 나와서도 진행하였는가?”
“네 진행했습니다.”
“아니 랩에 나왔냐고.”
“아니요 원격으로 작업했습니다.”
“왜지?”
“어차피 서버로 작업하는 것이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
“그날 점심 저녁은 뭐 먹었어?”
“나가서 사먹고 들어왔습니다…?”
“아니, 나 떄는 급하면 편의점 가서 도시락 사와서 먹으면서 일했어. 그런 마음으로 어쩌겠다는 거지? 너 최근에 휴가쓴거 언제야. 일을 그 모양으로 하는데 휴가쓸 생각은 있어?”

이러다 내가 화장실 간 것까지 보고해야할 판이었다. 이때 나는 그가 나를 신뢰하지 않고 의심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나의 보고는 읽지도 않았으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지금까지 내가 맡을 일을 해 온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주지 않는 것인가. 내가 그토록 당신에게 실망감을 주었는가. 왜 그는 스스로 신뢰를 깨는 행위를 하는가.

상대방에게 일을 맡겼을 때 일을 잘 못하면 그 이유를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선을 지켜야한다. 점심을 편의점에서 먹었는지 주말에도 나와서 야근을 했는지 물어보면 안 된다. 심지어 대답한 사항들을 또 직접 증명하라고 하거나 나 때는 말이야 이러면서 한 마디 더하면 신뢰는 산산조각이다. 상대방의 잘못은 자신이 화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마치 먹잇감 찾은 짐승마냥 물어 뜯지 말아라. 그럴 수록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같은 뜻은 가지고 일을 시작했으면 그 목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다그쳐야지 당장에 화를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웬만한 경우에도 상대방도 그 일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위와 같이 세 가지를 나누어서 설명하였지만 기본적으로 신뢰를 깨는 것은 상대방의 믿음을 의심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믿음이 의심이 간다면 믿음을 증명하려 하지 말고 그저 현재의 상태를 보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판단했을 때 문제가 있다면 그에게 솔직히 말해라. 그리고 상대방에세 충분히 대응할 시간과 여유를 주기 바란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이해해 할 수 있고, 충분히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의심에 의심을 하는 악순환에 치닫지 않을 수 있다.

경영자/관리자님들, 부디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